‘62시간 연속 근무’ 나흘째 숨지다…야근 뒤 당직만 3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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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우 작성일 23-12-30 13:18 조회 285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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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아침 7시10분께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빌딩(옛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 지하 사무실에서 빌딩 관리업체 소속 보안팀장인 이민우(49)씨가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이날 새벽 6시34분 “아침 출근 때 소화제 있으신 분 가져다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고 온 보안대원 ㄱ씨가 그를 발견했다. ㄱ씨는 119 구급차를 불러 빌딩에서 600m 떨어진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씨를 옮겼지만, 두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8시9분 그는 숨을 거뒀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밝혀졌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타살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유가족은 지병이 없던 고인이 ‘급작스러운 과로’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이 제공한 근무표를 보면, 이씨는 지난 5일 오후 4시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해 9일 새벽 4시까지 닷새에 걸쳐 24시간 당직 근무를 서야 했고, 휴일 없이 10일도 출근하도록 돼 있다. 6~8일에 적힌 ‘당’은 24시간 일하는 당직을 뜻한다. 결국 이씨는 출근 나흘 동안 약 62시간(8시간+24시간+24시간+6시간)을 일한 뒤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 업체에서 일한 이씨는 팀장이었기 때문에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러나 보안대원들의 퇴사로 결원이 생기자 이를 메우려고 무리하게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지난 9일 이 빌딩에서 만난 보안 직원도 “팀원 2~3명가량이 부족해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팀장님이 근무했다”고 증언했다
아내 양애리(50)씨와 딸 이아무개(15)양은 “(고인이) 2월 초중반부터 회사에 사람이 부족해 고민이라고 했다”며 “3월부터는 ‘집에 들어오더라도 잠만 잘 거니까 깨우지 말라’, ‘사람이 구해질 때까지는 회사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불을 들고 나가며 ‘9일 새벽 4시30분에 들어올 테니까 문을 잠그지 말라’고 한 게 아빠의 마지막 말이었다”며 “지난해 11월 아빠가 사무실에 소파가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그곳에서 자면서 근무했던 것 같다”고 했다.
관리업체는 이씨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닌 ‘병사’라며, 유족에겐 산재 인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금 1억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씨는 “회사 쪽은 남편이 ‘자발적으로 근무’한 것이라고 하지만, 인원이 부족한데 팀장으로서 어떻게 외면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그는 “제가 병으로 일하지 못하자 생계를 위해 (남편이) 그렇게 일을 한 것 같다”며 울먹였다. 회사 쪽 관리소장은 이날 <한겨레>에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했다.
http://naver.me/Go5p3u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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