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가 ‘중혼 상태’…한국에 온 ‘코피노’는 엄마와 함께 못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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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우 작성일 24-02-14 03:56 조회 31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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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관계 전제 결혼이민 자격 해당 안 돼
법무부, 자녀양육 비자 안 내줘 ‘원칙만’
방문비자 겨우 받아도 취업할 수 없어
경제생활 안 되니 아이 키우기 힘들어
한국 법원 판결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른바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필리핀 국적 어머니들과 함께 한국에서 살고자 입국했지만 법무부가 이 어머니들에게 자녀양육(F-6-2)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이며 친부가 한국 여성과 결혼한 ‘중혼’ 상태이기 때문에 자녀양육 비자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피노들은 주민등록도, 의료보험 가입도 못하고 있다. 이민·이주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법무부의 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락두절하고 떠난 한국 아버지···“자폐 아동 키우기 위해 한국행”
필리핀 여성 고줌 단디아 레인(35)은 2011년 3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친구 소개로 한국 남성인 안모씨(49)를 만났다. 이들은 호감을 느껴 연인이 됐다. 안씨와 단디아는 필리핀 산페르난도에 있는 단디아의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았다. 단디아는 안씨의 아이를 임신했다. 안씨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미 아이를 가진 뒤였다. 단디아는 안씨와 함께 시청에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고, 성당에서 영아세례도 받았다. 모든 것을 함께 해줄 것만 같던 안씨는 어느날 “한국에 다녀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안데민핵키로고줌군(11)은 중증 자폐를 가졌다. 자폐 아동을 엄마 혼자 키우는 건 어느 나라에서든 힘든 일이다. 안씨는 연락은커녕 양육비도 한번밖에 주지 않았다. 필리핀에선 정부에서 특수 교육이나 치료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안군은 한국 법원에서 인지 판결을 받아 지난해 6월 한국 국적을 얻었다. 친부를 따라 ‘안씨’ 성을 갖게 됐다. “아들이 언제 돌발 행동을 할지 몰라 항상 지켜봐야 해요. 아이가 한국인이니 한국에서 교육과 치료를 받게 하고 싶어요.” 단디아가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다.
아버지가 이미 결혼해서, 혼외자라서···‘자녀양육’ 비자 안 된다는 법무부
단디아와 안젤라 가족의 한국 입국은 순탄치 않았다.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은 단디아와 안젤라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초청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충북 청주의 필라델피아 교회 류인선 목사가 이들을 돕겠다며 초청장을 써줬다. 이들은 지난 1월 가까스로 입국했다.
비자 발급도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단디아와 안젤라는 입국하자마자 법무부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자녀양육(F-6-2) 비자를 신청했다. 자녀양육 비자를 받으면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날까지 2개월째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경향신문에 “자녀양육(F-6-2) 비자는 우리 국민과 혼인관계(사실혼 포함)에서 출생한 미성년 자녀를 국내에서 양육하는 부모에게 부여된다”며 “중혼관계에서 출생한 자녀(혼외자)를 국내에서 양육하려는 외국인의 경우 혼인관계를 전제한 결혼이민(F-6) 자격 부여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친부인 김씨와 안씨가 한국 여성과 결혼한 상태여서 단디아와 안젤라에게 자녀양육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피노 지원단체 드림컴트루의 정진남 대표는 말했다. “한국 정부가 코피노 어머니들에게 자녀양육 비자를 주지 않으려는 건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인 아이들의 보호자로 보기보다 일반 외국인으로만 보는 거예요. 아이들의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들에게도 대한민국 국민에 준하는 대우가 필요합니다.”
전문 및 출처 : http://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31517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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