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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계량화한 체크리스트 이달 내 시범 운영
스토킹범죄 및 안전조치 위험성 총 30 문항
경찰 "시범운영 후 수정·보완 후 전국 확대"
[서울경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20대 여성이 사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다음주 6개월을 맞은 가운데 경찰이 스토킹 피해자의 위험도를 점수로 계량화한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이달 중 시범운영한다. 스토킹 범죄 위험성을 판단할 객관적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안전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8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경찰대학 산학협력단과 함께 '스토킹범죄 피해자 안전조치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 연구를 완료했다.
기존 체크리스트는 수사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해 효과적인 피해자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앞서 351회에 걸쳐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을 지속했지만 당시 경찰의 위험성 체크리스트에서는 ‘위험성 없음 또는 낮음’ 결과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경찰의 연구 용역 의뢰를 받은 경찰대 산학협력단은 작년 12월 29일 계량화된 스토킹범죄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안전조치 위험성 판단(파트 A) 16개 항목과 스토킹범죄 피해자 안전조치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파트 B) 14개 등 총 3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체크리스트 항목 중 해당 사항이 있는 경우 각 문항당 1점씩 점수가 부과되며 합산 수치별로 등급이 매겨진다. 등급 점수가 높을수록 범죄 위험성이 크다. 파트 A의 경우 합산 점수가 0~2점일 경우 레벨 1에 해당하고 3~4점은 레벨2, 5~7점은 레벨 3, 8점 이상은 레벨 4로 분류된다. 파트 B의 레벨 1은 0점이고, 레벨 2, 3, 4는 각각 1~2점, 3~4점, 5점 이상이다. 각 항목에 대해 ‘알 수 없음’의 수가 5개를 넘을 경우 위험성 등급 판단은 지양된다. 경찰은 파트 A와 B를 교차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없음’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위험도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파트 A가 레벨 1이고 파트 B가 레벨 1일 경우 위험도는 '낮음'으로 분류된다. 반면 파트 A의 레벨이 4이고 파트 B의 레별 역시 4일 경우 위험도는 '매우 높음'으로 평가받는다.
경찰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만든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이달 중부터 서울청을 포함 3개 광역시도청에서 1~2개월 정도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수정·보완을 거쳐 최종 체크리스트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올해부터 체크리스트 평가 결과 위험성 등급이 매우 높을 경우 피해자 동의 하에 임시숙소 이동 후 민간경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민간 경호 피해자 선정은 담당 경찰관이 1차적으로 고위험 피해자를 판단하고 개별 경찰서의 심사위원회 및 시도청의 승인을 거친다.
대상자는 민간 경호업체에 소속된 민간경호원 2명으로부터 하루 평균 10시간, 14일간 경호를 받게 된다. 계량화된 위험성 체크리스트는 피해자가 처한 위험성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는 만큼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때 법적 증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 관계자는 “새롭게 개발된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는 경찰서 안전조치 담당 경찰관들의 의견 수렴을 반영한 상태”라며 “시범 운영 후 추가적인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우인 기자(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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